나에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살면서 포비아를 보는 건 남들 얘기었다. 나는 내가 사는 환경이 축복 받은 곳인 줄 알았지만 지금은 매일매일이 전쟁이다. 이젠 정말 살기 위해 싸우고 그렇지 않으면 죽음 뿐이라고 생각 한다.

인터넷에서 일반인들의 포빅함은 수도 없이 봐 왔기에 나는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다. 사람들이 무단투기를 밥 먹듯이 하는 쓰레기장에 쓰레기가 하나 더 늘었다고 해도 내가 전부 다 치울 수 있는 양이 아니기에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저 내 집까지 들어오는 피해를 우선으로 처리하기에 바쁘지. 나랑 아무도 관련 없는 사람까지 교정을 할 생각 자체를 잃은 거다.

다만 국회의원이나 유명인들, 그리고 가까운 사람들의 발언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인데 이건 길거리에 뒹구는 인간들과는 다르게 나에게 피해가 직접적으로 오기 때문이다. 성소수자로 살면서 가족이 얼마나 씨발스러운지는 직접 말 할 가치도 없고, 유명인이나 국회의원이 그런 발언을 하면 쓰레기 주위를 돌던 파리떼가 힘을 얻고 달려 온다. “그 사람도 이렇게 말 하는데”라는 버프를 받고 오는 거다.

태생적으로, 종교에 세뇌가 되어서 우리들에게 심리적으로 거부감이 들 수는 있다. 하지만 초등학생 이상의 논리적 사고를 할 수 있다면 대놓고 차별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결론은 당연히 도출이 된다. 에이즈 얘기를 꺼내는 건 과학상식에 결함이 있다는 증거도 된다. 그런데 국회의원이나 대선 후보씩이나 되는 사람들이 그런 더러운 말을 생각 없이 뱉어버리니 더 생각 없는 떼거지들이 그게 맞나보다 하고 달려들기 시작했다.

아무튼 이런 일들 때문에 최근에 듣지 않아도 되는 말들을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굉장히 많이 들었고 자살 문제로 집에 경찰까지 들어온 적이 있다. 내가 얻은 결론은 경찰은 엄마 집에 있는 시간마다 자살하고 싶은 마음의 수치가 쭉쭉 오른다고 해도 “엄마 집에 가서 며칠만 쉬어라” 같은 개소리밖에 할 줄 모르는 의미 없는 존재이고 정부도 나를 죽이면 죽였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존재다. 그래서 스스로 나를 보호할 수밖에 없고 호신도구를 이것저것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길거리에서 내 성별을 가지고 시비를 걸거나 내가 귀가 없는지 아는 놈들에겐 위협적으로 다가가는데 그제서야 입을 다무는 걸 보면 굉장히 재밌으면서도 화가 난다. 나를 인간 이하로 보니까 그런식으로 행동을 했다는 것이고 그 와중에도 최소한의 상황 판단은 되는 놈들이라는 얘기니까.

나는 이제 내 성별을 가지고 꿍시렁 거리는 놈들은 다 찔러 죽일 것이며 그렇게 해서 공포감 때문이라도 사람들이 입을 조심하게 된다면 좋겠을 뿐이다.

Vivanta kiel transgenrulo
Living as transgen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