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대학교를 다니다 보면 “쟤 과제 남친이 다 해 줬대” 하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여자는 공학을 못 한다” 라는 이상한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에 가능한 발언들이다. 물론 실제로 실력이 없어서, 귀찮아서 남성에게 과제 등을 맡기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다. 그들은 쓰레기일 뿐이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 할 것은 여자친구의 과제를 해 주는 것이 남자친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 정도로 알고 있는 남성들이다.

당연히 과제가 어려워서 남자친구나 기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는 있다. 도와주는 사람은 고마운 사람이고, 반대로 아예 과제를 대신 해 주길 바라고 맡겨버리는 사람이 쓰레기임은 자명하다. 여기까지는 다들 이해를 하는데 과제를 아예 대신 해 줘 버리는 게 그 사람을 도와주는 일이라고 믿는 바보들이 굉장히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신의 여자친구를 남자친구가 졸업작품을 대신 만들어 줘서 졸업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일은 그 사람을 도와주는 일이 절대로 아니며 오히려 평판을 깎아먹는 짓이다.

사실 어제, 오늘 이런 일이 있었다. 자신이 만든 물건을 여자친구 졸업작품으로 쓰라고 던져 준다는 얘기. 나는 그냥 주제, 컨셉 등을 쓰라고 주는 거겠지 하고 그냥 넘어갔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와서 댓글을 달았고 내가 “그거 도와주는 거 아닙니다” 하고 한마디 했더니 “그대로 주는 거 아니니 걱정 말라”고 했다. 내 말이 어떤 의미인지 파악 자체가 안 된 듯 하다. 내 말이 “그거 대신 해 준 걸 들키면 망신이다” 정도로 해석한 걸까?

미술로 대학교를 가려는 아이가 있는데 실력이 좀 모자란다고 해 보자. 그 아이에게 이것저것 도움을 주는 건 괜찮지만 어떤 이상한 선생이 입시용 작품을 대신 그려 준다면 그건 욕을 먹어 마땅한 일이다. 그걸 보고 누군가가 “그건 그 아이를 도와주는 게 절대 아닙니다”라고 했더니 선생이 “내 평소 그림체와는 다르게 할 거니 걱정하지 마쇼”라고 하는 것과 똑같은 일이 일어난 건데 이렇게 설명 해도 어디가 잘못 된 건 지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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