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정아름이다. 본명은 아니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몇 년 전부터 난 트랜스젠더로 정체화 하고 있지만 확실히 정해진 건 하나도 없다. 남자냐 여자냐 하면 여잔데 젠더플루이드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하고 오락가락 한다. 수술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모르는 것 투성이다.

트위터에 막 적다보니 정리도 안 되고 길어져서 블로그를 만들어 봤다. 트위터 하듯이 생각 나는대로 두서 없이 적을 예정.

올 해는 일단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했고 병원에도 가볼까 한다. 사실 병원에 가고 싶은 건 1~2년 된 것 같은데 아직도 못 가고 있다. 미래의 내가 때가 되면 알아서 하겠지 하는 마음이다.

혼자 살게 된 지 2년 쯤 됐는데 가족이 없으니 굉장히 좋다. 엄마가 부르는 불편한 호칭을 들을 필요도 없고, 내 맘대로 입고 다닐 수 있고, 아무튼 간섭이 적어져서 좋다. 사회적 약자로서 힘든 것들 중에 가장 자주 접하는 게 주변에서 듣기 싫은 소리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그게 없으니 삶의 질은 당연히 올라간다. 학교에서는 오픈하고 다녀도 뭐라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단언컨데 성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의 가장 큰 적은 가족이다. 가족은 언제나 내 편이니 어쩌니 하는 말은 자기가 사회적 약자가 아니니까 뭣도 모르고 하는 말들일 뿐.

요즘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느낌이 든다. 밤만 되면 죽고 싶고 우울하고. 연애도 하고 싶은데 트랜스젠더로 정체화 하면서 힘들어졌다. 남자도 여자도 아닌 사람을 좋아할 수 있다는 건 드물다는 거 나도 잘 안다. 그래도 어딘가 있기는 하겠지. 아니면 내 신체적 성별에 맞춰야겠는데 그래도 내가 트젠이라는 걸 존중해주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힘들다.